[인터뷰] ‘벤허’ 안시하 “너무 울어 수정 화장만 3cm, 그래도 쌍엄지 치켜세워요” 양승희 기자 2017-10-11


사랑하는 이들 지키는 현명한 여인 ‘에스더’役 맡아
▲ 뮤지컬 ‘벤허(연출 왕용범)’의 에스더 역을 맡은 배우 안시하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프랑켄슈타인’ ‘조로’ ‘체스’ ‘신데렐라’ ‘밑바닥에서’ 그리고 ‘벤허’까지. 한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왕용볌의 작품에는 배우 안시하의 이름이 늘 함께 오른다. 자신의 작품 세계를 대변할 수 있는 특정 배우와 오랜 시간 작업을 이어왔으니, 안시하는 왕 연출의  ‘페르소나(persona)’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일까. 안시하는 큰 배역이든 작은 배역이든 특히 왕 연출의 작품에서 빛을 발하며 무대에 서는 이유를 증명해낸다.
 
창작 뮤지컬계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프랑켄슈타인’ 이후 왕 연출이 올해 새롭게 내놓은 ‘벤허’에서도 안시하는 맹활약 중이다. 그는 “나에게 ‘왕용범의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혹시 연출님의 이름에 누를 끼치게 될까봐 이번에 특히 긴장을 많이 했다. ‘프랑켄슈타인’이 워낙 큰 성공을 거둬 ‘벤허’에 대한 기대치가 한층 높아져 있었기 때문에 대사 하나, 노래 한 곡도 허투루 하지 않고 심혈을 기울여 연습했다”고 이야기했다.
 
‘벤허’는 미국 작가 루 월러가 1880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것으로, 한국 관객들에게는 1950년대 개봉한 동명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유다 벤허’라는 한 남성의 삶을 통해 고난과 역경, 사랑과 헌신 등 숭고한 휴먼 스토리를 그리는데, 안시하는 벤허의 곁에서 그와 가족을 지키는 현명한 여인 ‘에스더’ 역을 맡았다.
 
▲ 뮤지컬 ‘벤허(연출 왕용범)’ 공연 장면 중 벤허(왼쪽, 카이 분)와 에스더(안시하 분)의 모습. 안시하는 "이번 '벤허' 무대에 설 때 어떤 뮤지컬보다 더 설레고 떨렸다. 개막 후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으면서 특히 솔로곡을 부를 때 전에 없던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뉴스컬처)     ©사진=뉴컨텐츠컴퍼니

그는 “2015년 ‘프랑켄슈타인’을 할 때 연출님이 ‘벤허’를 준비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빨리 올라올 줄은 몰랐다. 연출님의 장기대로 고전을 현 시대에 맞아떨어지게 잘 만들어 주셨고, 여기에 이성준 음악감독님의 넘버까지 더해지니 ‘쌍엄지’를 치켜세울 수밖에 없었다. 연습 때 1막만 가지고 런 쓰루를 한 달 정도 돌았는데, 이후 2막을 연습하고 1~2막을 붙이니 ‘기승전 연출님 천재’라고 입을 모으게 됐다”며 엄지 손가락을 올렸다.
 
안시하가 연기하는 에스더는 벤허를 마음에 품고 있는 여인이다. 그는 “에스더의 마음은 ‘온리 러브(Only love)’라기보다는 사랑과 존경, 희생, 헌신의 감정이 뒤섞여 있다. 만약 사랑이기만 했다면 3년 만에 극적으로 벤허를 다시 만났을 때,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같이 살자고 칭얼댔을 것 같다. 하지만 벤허와 그가 기뻐할 일을 위해 참고 헌신하며, 벤허의 어머니와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에 문둥이가 된 그들을 어떻게든 메시아에게 보여주려 애쓴 것”이라고 말했다.
 
극 중 에스더가 부르는 넘버 ‘그리운 땅’ ‘카타콤의 빛’ 등 역시 어렵기로 유명한 ‘프랑켄슈타인’의 넘버에 버금갈 만큼 높은 난도를 자랑한다. 안시하는 “이번 노래는 ‘파사지오(중간 음역에서 높은 음역으로 바뀌는 지점)’에 딱 걸리는 바람에 음이 흔들려 고생을 많이 했다. 발음과 호흡, 음색이 맞으면서도 인물의 감정을 전해야 하는데, 목소리로 ‘슬픔’을 전해야 할 때 눈물이 너무 많이 난다. 특히 벤허 역의 유준상 선배님과 ‘카타콤의 빛’을 부를 때 둘이서 한없이 우는데, 화장이 다 지워져 수정 메이크업 볼터치만 3cm가 된다”며 웃었다.
 
▲ 안시하는 "(유)준상, (박)은태 오빠는 '프랑켄슈타인' 때부터 호흡을 맞춰서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가 됐다. 카이 오빠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서로 연기적인 욕심이 커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 '벤허'에 참여하는 모든 배우들이 한 명도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아 좋은 호흡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이번 ‘벤허’는 여배우 4명을 제외하고 주·조연, 앙상블 40여 명이 남배우로만 구성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안시하는 “극에서는 에스더, 미리암, 티르자 셋 빼고 모두 남자인데, 남성의 굵고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다 여성의 맑고 높은 음색이 더해지니 오히려 더 큰 시너지를 내는 것 같다. 객석에서도 다른 데시벨의 소리가 나와서 더 집중해서 듣게 된다고 좋은 평가를 해주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안시하는 이번 ‘벤허’가 관객의 마음을 울릴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나, 우리, 가족, 사회가 겪고 있는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깊숙이 건드리는 소재가 가족이잖아요. 극 중 인물들이 어려움을 겪는 걸 보면 ‘나와 멀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최근 우리 사회가 ‘올바른 리더’에 대한 갈증이 커진 상황들을 겪었잖아요. 벤허가 자기 자신을 희생해가며 다른 이들의 삶을 구제하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모습에 큰 울림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프로필]
이름: 안시하
생년월일: 1982년 3월 11일
직업: 배우
학력: 경민대학교 뮤지컬과
수상: 제8회 뮤지컬 어워즈 여우신인상(2014) 외
출연작: 뮤지컬 ‘달고나’, ‘사랑은 비를 타고’, ‘찰리 브라운’, ‘맘마미아’, ‘햄릿’, ‘위대한 캣츠비’, ‘솔로의 단계’, ‘호텔보이는 무엇을 보았나?’, ‘아이다’, ‘해를 품은 달’, ‘프랑켄슈타인’, ‘조로’, ‘황태자 루돌프’, ‘체스’, ‘신데렐라’, ‘올슉업’, ‘밑바닥에서’, ‘벤허’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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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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